“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 세 달째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상담했던 한 임차인 사례입니다. 계약은 이미 끝났고, 이사도 완료했는데 보증금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3개월이 지나서야 연락이 왔죠. “지연이자 받을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청구 가능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금액이 큽니다.

지연이자, 법적 근거는 분명합니다
전세 계약이 종료되면 임대인은 즉시 보증금을 반환해야 합니다. 이를 지연하면 임차인은 지연손해금(지연이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97조(금전채무 불이행 시 지연손해금)에 따라 적용되며, 별도 약정이 없어도 연 12% 법정이율이 적용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걸 모르고 그냥 기다립니다. 그런데 숫자로 계산해보면 절대 작은 돈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3억 원, 3개월(90일) 지연 시:
3억 × 12% ÷ 365일 × 90일 = 약 887만 원
6개월이면 약 1,800만 원입니다.
“잠깐만 기다려달라”는 말 한마디가 몇 백만 원, 몇 천만 원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연이자는 언제부터 발생할까
기준은 명확합니다. 반환기일 다음 날부터입니다.
예를 들어 계약 만료일이 2025년 3월 31일이라면,
4월 1일부터 지연이자가 발생합니다.
단, 임차인이 집을 비워주지 않은 경우는 다릅니다.
계약 종료 후 1개월간 이사를 미뤘다면, 명도 완료 다음 날부터 지연이자가 계산됩니다. 권리 주장에는 의무 이행이 전제입니다.
현장에서 자주 듣는 변명도 있습니다.
“계좌번호를 몰라서 못 보냈다.”
임차인이 반환 요구를 했고 내용증명까지 보냈다면, 이 핑계는 통하지 않습니다. 반환기일 다음 날부터 이자는 그대로 발생합니다.

실제로 어떻게 청구할까
가장 먼저 할 일은 내용증명 발송입니다.
내용증명에는 다음 내용을 포함해야 합니다.
- 계약 만료일
- 보증금 금액
- 지연 기간
- 지연이자 계산 내역
- 반환 기한(보통 7~14일)
제가 도와드린 사례에서는
“7일 이내 반환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문구를 넣었습니다.
결과는요? 일주일 만에 보증금과 지연이자가 모두 입금됐습니다.
내용증명은 생각보다 강력한 압박 수단입니다.
그래도 응하지 않으면
- 보증금 3,000만 원 이하 → 소액사건심판
- 그 이상 → 민사소송
지연이자는 법적 권리이기 때문에 승소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이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임차권등기명령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대항력을 유지하면서 지연이자를 계속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못 주는 이유, 결국 돈 문제
현장에서 보면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 다음 세입자가 안 구해짐
전세를 끼고 매수한 집주인은 새 세입자가 들어와야 돌려줄 수 있습니다.
전세 수요가 약한 시장에서는 몇 달씩 공실이 나기도 합니다.
마포구 사례에서는 6개월 동안 세입자를 못 구해 결국 소송으로 이어졌고, 가압류를 통해 회수했습니다.
2) 집주인 자금난
보증금을 다른 용도로 써버린 경우입니다.
이때 전세금반환보증보험(HUG, SGI)에 가입돼 있다면 훨씬 수월하게 해결됩니다.
3) 깡통전세
집값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진 경우입니다.
강서구 사례에서는 전세보증금 2억 원, 집값 1억 5천만 원이었습니다. 결국 경매로 일부만 회수했고, 나머지는 보증보험으로 보전받았습니다.
지연이자 청구 시 꼭 챙길 것
- 증빙자료 확보
- 계약서, 입금내역, 명도 완료 증빙(전입 말소 등)은 필수입니다.
- 내용증명은 등기우편으로
- 문자, 카톡은 증거력이 약합니다.
- 합의는 반드시 문서화
- “다음 달에 주겠다”는 말은 의미 없습니다. 합의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 보증보험 가입 여부 확인
- 가입돼 있다면 보증기관에 대위변제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버티더라도 훨씬 빠르게 해결됩니다.
전세보증금 반환이 지연되면 연 12% 지연이자는 당연히 청구 가능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기다리지 않는 것입니다.
내용증명부터 보내고, 필요하면 임차권등기명령과 소송을 병행하세요.
집주인의 “조금만 더”라는 말에 시간을 주는 순간, 손해는 임차인 몫이 됩니다.
보증금은 감정이 아니라 권리입니다.